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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여유가 사라지니 인내심도 바닥을 보이고 있는 요즘이다. 내 마음에 쌓여가는 화들이 더 이상 쌓여갈 공간이 없다 보니 밖으로 튀어나온다. 얼굴로 튀어나오고 입으로 튀어나온다. 며칠 전 늦은 저녁 그날의 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있는 힘껏 악 소리를 질렀다. 쌓여있던 화들이 목을 긁으면서 입 밖으로 나왔다. 목은 따가웠지만 입 밖으로 나간 화로 인해 마음에 아주 작은 여유공간이 생긴 것 같았다. 순간 울컥해서 지금의 삶에서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에 쌓여가는 화들을 내보낼 시간조차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니 타인의 여유로워 보이는 삶에 괜히 심술이 난다. 그들의 삶을 내가 직접 들여다보지 않아 사진 속의 삶이 아니라 현실의 삶을 판단할 수 없지만 그들도 어쩌면 수많은 걱정과 내면에 쌓이는 화와 싸움하고 있을 것이다. 단지 사진 몇 장으로 하루 중 아니 며칠 중 가장 돋보이는 순간을 올렸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요 며칠 괜히 심술이 났다. 이런 내 모습이 참 초라하게 느껴져 내가 나에게 '너 참 못났다'라는 말을 수없이 했다.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곤 할 땐 눈치를 보면서도 하루를 비워가며 화난 나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나로 돌려놓곤 했는데 하루를 비우면 감당이 안될 만큼의 일이 쌓일게 뻔해서 한 달 가까이 제대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화를 계속 마음속에 쌓아 놓고만 있었다. 오늘은 그 화들이 한순간에 쏟아져 나올 것 같아서 하던 일을 내 팽개치고 도망치듯 산을 내려왔다. 자주 가던 망경동에 오랜만에 발길을 했다. 사람을 만나 푸념이 아니라 그냥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푸념이 되긴 했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빈 공간 없이 화로 꽉 차 있던 마음에 조금씩 공간이 생기는 것 같았다. 이야기가 끝날 갈 무렵에는 제법 큰 공간이 생겼다. 이렇게 또 며칠을 견딜 힘을 내어 본다.
각 계절을 온몸으로 알려주는 강 건너 진주성은 그냥 바라만 봐도 여유가 느껴진다. 곧 내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