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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커피가 있는 토요일이다. 보통은 자전거를 타고 나가서 커피를 마시고 돌아오지만 오늘은 집 밖을 나오니 새벽부터 바람이 제법 분다. 자전거를 타고 가야겠다는 나의 마음은 흐린 날씨로 흐려졌고 그 흐려진 마음마저 세찬 바람에 날아가버렸다. 영하의 기온은 아니었지만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는 영하로 느껴졌다. 함께였다면 이런 바람을 뚫고서라도 약속 장소로 자전거를 타고 갔겠지만 오늘은 혼자이다 보니 차를 타고 진주시 내동면에 위치한 해맞이 공원으로 갔다.
일출을 보기 위해 나섰지만 날이 흐려 떠오르는 해를 보기는 힘들 것 같았다. 해맞이 공원에 주차를 하고 창밖을 보니 따뜻한 히터가 나오는 차 안과는 대조적으로 밖은 흐리고 윙윙거리는 바람소리가 추위를 가늠하게 한다. 준비해온 커피를 그냥 차 안에서 마실까 하다가 그래도 차가움 속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의 맛을 알기에 시동을 껐다. 차문을 열고 밖으로 천천히 나오려고 하는데 어서 나오라는 듯이 바람이 문을 힘껏 열어 준다. 따뜻했던 차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차가운 바람이 점령을 해버렸고 그 바람은 내 온몸을 감싸 안았다. 찬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타서 한 모금 마셨는데 커피의 따뜻함보다 차가운 바람이 더 강하게 느껴 저 안 되겠다 싶어 나는 나를 감싸고 있는 바람을 힘겹게 뿌리치고 도망치듯 차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
차 안의 공기는 점점 따뜻해졌고 내 몸의 차가움도 조금씩 떨어져 나갔다. 몸에서 차가움이 모두 떨어져 나갔을 때 커피를 마셨는데 따뜻한 차 안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셔서 그런지 혼자 마셔서 그런지 오늘 마신 커피의 맛은 좋지 않았다. 날씨도 스산하고 입맛도 버리고 오늘은 하루의 시작이 좋지 않았다. 맛있는 커피집의 커피로 기분전환이나 해야겠다.